20대 후반 들어서 미용실 원장님이 "어? 손님 뒤통수 정수리 가마 쪽이 살짝 비어 보이는데?" 하시는 거임.

거울 두 개 들고 정수리 비춰봤는데... 가마 주변으로 두피 하얀 살이 번쩍거리는 게 보임 ㄷㄷㄷ

샤워하고 배수구 보니까 머리카락이 쥐새끼 한 마리 크기로 뭉쳐서 빠져있더라.

유전 탈모는 골든타임 놓치면 대머리 확정이라는 말에 사시나무 떨듯 떨며 바로 피부과로 질주함.

약국 약봉투와 피나스테리드 1mg 알약 실사 사진
▲ 온누리약국에서 3개월치 처방받아 온 내 머리털의 구원투수 피나스테리드 ㅋㅋㅋㅋ

의사 선생님이 현미경 카메라로 두피 찍더니

"안드로겐성 탈모 초기입니다. 모발 연모화(가늘어짐)가 30% 진행됐네요. 피나스테리드 1mg 매일 한 알씩 평생 드셔야 합니다" 하심.

약국 가서 3개월치 11만원 주고 타옴.

부작용 설명서 보니까 성기능 저하, 피로감, 우울증 등등 적혀있었는데

"성기능? 머리카락 없으면 어차피 쓸 데도 없다!" 하면서 매일 아침 비타민 먹듯이 꿀꺽 삼킴 ㅋㅋㅋㅋ

확실히 약효는 미쳤더라.

한 달쯤 지나니까 머리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가닥 미만으로 줄어들고 정수리에 힘이 생김.

"캬 현대 의학 만세! 머머리 탈출이다!" 하고 행복해하고 있었는데

2달 차 접어들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터짐.

바로 인터넷에서 도시전설인 줄 알았던 [브레인포그(Brain Fog)] 현상이었음 ㅋㅋㅋㅋ

탈모 관리 앱 모발 상태 및 부작용 기록 화면
▲ 앱에 기록된 모발 상태와 브레인포그(기억력 저하 및 멍함) 경고 ㅋㅋㅋㅋ

🤣 찐반응: 브레인포그 체감 증상: 뇌 속에 안개가 잔뜩 낀 것처럼 사고 회로가 0.5배속으로 느려지고 일상 단어가 생각이 안 남 🌫️

어느 날 팀장님이 "김대리, 지난주에 보낸 견적서 업체 이름이 뭐였지?" 물어보는데

머릿속이 하얘지면서 5초 동안 "어... 그... 저... 그거..." 이러고 있는 거임 ㅋㅋㅋㅋㅋ

회사 메일 쓰다가 "안녕하세요" 다음 문장이 생각이 안 나서 10분 동안 모니터만 멍하니 쳐다봄.

지능 지수가 실시간으로 30포인트 증발한 느낌이었음.

디시 탈모갤러리 브레인포그 후기 캡처
▲ 탈모갤에 글 썼더니 대머리냐 바보냐 인생 최대 양자택일 투표 열림 ㅋㅋㅋ

🤣 찐반응: 탈모갤 명언: "머리카락을 얻고 뇌세포를 제물로 바치는 강철의 연금술사 등가교환 ㅋㅋㅋㅋㅋ 멍청한 풍성충 vs 똑똑한 대머리 골라라"

탈모약 성분이 DHT 호르몬 억제하면서 신경전달물질에 영향 줘서 극소수한테 브레인포그가 온다더라.

결국 의사랑 상담하고 약 용량을 이틀에 한 알로 줄이니까 멍하던 건 좀 가라앉음.

하지만 여전히 가끔씩 내 집 도어락 비밀번호가 3초 동안 생각 안 날 때가 있음 ㅋㅋㅋㅋ

그래도 대머리로 사느니 약간 모자란 풍성충으로 살기로 했다... 탈모인들 모두 힘내자 ㅠㅠ